• 2022. 10. 1.

    by. 오구 대리

    오구대리의 독서생활, 오늘의 책은 김훈 작가의 신작 <하얼빈>이다.

    이 장편소설의 간단 소개부터 스포일러를 포함한 줄거리 및 전반적인 리뷰가 그 내용이다.

    인간 '안중근'의 가장 치열했던 일주일. 김훈 작가의 <하얼빈>. 지금부터 시작!

     

    장편소설 <하얼빈> 간단 소개

     

    "나는 안중근의 '대의'보다도 실탄 일곱 발과 여비 백 루블을 지니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얼빈으로 향하는 그의 가난과 청춘과 그의 살아 있는 몸에 관하여 말하려 했다." (306쪽) 이 역사소설에 덧붙인 소설가 김훈의 말이다. 1948년생인 작가 김훈은 '더 이상 미루어 둘 수가 없다는 절박함'으로 가슴속에 오래 담아두고 있던 이야기를, 안중근의 빛나는 청춘을 글로 붙잡았다고 한다. 적의 법정에서 스스로의 직업을 포수로, 무직으로 소개한 한 인간의 육신이 거쳐간 길을 이 소설은 따른다. 차례에 앞서 안중근이 이동한 도시들의 이름이 새겨진 지도가 소개된 이유다. 안중근은 1909년 10월 22일, 이토 히로부미는 10월 26일에 하얼빈에 도착했다.
    많은 독자가 김훈의 <칼의 노래>를 사랑하는 것은, 그의 소설이 불가능에 가까운 승리를 이룬 한 인간의 위대함이 아닌, 그 위대함을 향해 나아가는 동안 한 인간의 마음속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격랑을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학식 교육을 받고 천주교에 입교해 도마라는 세례명을 받은 한 젊은이는 살인의 죄명으로 처형당했다. "이토가 죽었다면, 나의 목숨이 이토의 목숨 속에 들어가서 박힌 것이다."(193쪽)라고 김훈의 소설 속 인물은 생각한다. 아직 그가 살아있을 때의 일이다. 안중근의 마지막 7일을, 그의 젊었던 날을 김훈이 쓴다.
    - 출처 : 알라딘 소설 MD 김효선 (2022.08.05) - 

     “안중근을 그의 시대 안에 가두어놓을 수는 없다.” 말하는, 작가 김훈이 선보이는 또 한 편의 역작. 『하얼빈』은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순간과 그 전후의 시간에 집중해 ‘동양 평화’를 가슴에 품은 청년 안중근, 인간 안중근을 그린다. 기록된 역사 그 너머의 안중근을 바라보게 하는 소설.
    - 출처 : yes24 소설PD 박형욱 - 

     

    하얼빈
    장편소설 <하얼빈>

     

     

    ‘우리 시대 최고의 문장가’ ‘작가들의 작가’로 일컬어지는 소설가 김훈의 신작 장편소설 『하얼빈』이 출간되었다. 『하얼빈』은 김훈이 작가로 활동하는 내내 인생 과업으로 삼아왔던 특별한 작품이다. 작가는 청년 시절부터 안중근의 짧고 강렬했던 생애를 소설로 쓰려는 구상을 품고 있었고, 안중근의 움직임이 뿜어내는 에너지를 글로 감당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들여 ‘인간 안중근’을 깊이 이해해나갔다. 그리고 2022년 여름, 치열하고 절박한 집필 끝에 드디어 그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하얼빈』에서는 단순하게 요약되기 쉬운 실존 인물의 삶을 역사적 기록보다도 철저한 상상으로 탄탄하게 재구성하는 김훈의 글쓰기 방식이 빛을 발한다. 이러한 서사는 자연스럽게 김훈의 대표작 『칼의 노래』를 떠올리게 하는데, 『칼의 노래』가 명장으로서 이룩한 업적에 가려졌던 이순신의 요동하는 내면을 묘사했다면 『하얼빈』은 안중근에게 드리워져 있던 영웅의 그늘을 걷어내고 그의 가장 뜨겁고 혼란스러웠을 시간을 현재에 되살려놓는다.

    난세를 헤쳐가야 하는 운명을 마주한 미약한 인간의 내면에 집중하는 김훈의 시선은 『하얼빈』에서 더욱 깊이 있고 오묘한 장면들을 직조해낸다. 소설 안에서 이토 히로부미로 상징되는 제국주의의 물결과 안중근으로 상징되는 청년기의 순수한 열정이 부딪치고, 살인이라는 중죄에 임하는 한 인간의 대의와 윤리가 부딪치며, 안중근이 천주교인으로서 지닌 신앙심과 속세의 인간으로서 지닌 증오심이 부딪친다. 이토록 다양한 층위에서 벌어지는 복합적인 갈등을 날렵하게 다뤄내며 안중근이라는 인물을 바라보는 시야의 차원을 높이는 이 작품은 김훈의 새로운 대표작으로 소개되기에 모자람이 없다.

    - 출처 : 알라딘, 교보문고, yes24 등 출판사 홍보글 -

     

    하얼빈
    장편소설 <하얼빈>

     

     

    김훈 작가 소개

     

    1948년 서울 출생. 장편소설 『칼의 노래』 『달 너머로 달리는 말』, 소설집 『저만치 혼자서』, 산문집 『연필로 쓰기』 등이 있다. 1986년 [한국일보] 재직 당시 3년 동안 [한국일보]에 매주 연재한 것을 묶에 낸 『문학기행』(박래부 공저)으로 해박한 문학적 지식과 유려한 문체로 빼어난 여행 산문집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으며 한국일보에 연재하였던 독서 산문집 『내가 읽은 책과 세상』(1989) 등의 저서가 있으며 1999~2000년 전국의 산천을 자전거로 여행하며 쓴 에세이 『자전거여행』(2000)도 생태·지리·역사를 횡과 종으로 연결한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그의 대표 저서로는 『칼의 노래』를 꼽을 수 있다. 2001년 동인 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한 이 책은 전략 전문가이자 순결한 영웅이었던 이순신 장군의 삶을 통해 이 시대 본받아야 할 리더십을 제시한다. 영웅 이순신의 드러나 있는 궤적을 다큐멘터리식으로 복원하여 현실성을 부여하되, 소설 특유의 상상력으로 이순신 1인칭 서술을 일관되게 유지하여 전투 전후의 심사, 혈육의 죽음, 여인과의 통정, 정치와 권력의 폭력성, 죽음에 대한 사유, 문과 무의 멀고 가까움, 밥과 몸에 대한 사유, 한 나라의 생사를 책임진 장군으로서의 고뇌 등을 드러내고 있다.

    이외의 저서로 독서 에세이집 『선택과 옹호, 여행 산문집 『풍경과 상처, 『자전거여행, 『원형의 섬 진도, 시론집 『'너는 어느쪽이냐'고 묻는 말에 대하여, 『밥법이의 지겨움, 장편소설 『빗살무늬 토기의 추억, 『아들아, 다시는 평발을 내밀지 마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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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편소설 <하얼빈>

     

     

    김훈의 <장편소설> 하얼빈 리뷰

     

    나는 여러 권의 책을 동시다발적으로 읽는 것을 좋아한다. 얼마 전에 완독 했던 장강명 작가의 <재수사>와 비슷한 시점에 읽기 시작한 책이 오늘 리뷰할 김훈 작가의 <하얼빈>이다. 제목에서부터 느낌이 올 것이다. 맞다. 인간 안중근에 대한 소설이다.

    출퇴근길이나 여가시간에 틈틈이 읽기에는 책장의 무게가 너무 무거웠다. 뭐랄까. 그 시대의 어둡고 짙은 그늘과 그림자를 걷어낸 한 인간에 대한 예의라고 할까. 쉽게 책장을 넘겨서는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내 머릿속을 지배했다. 그뿐만 아니다. 김훈 작가의 필체는 언제나 진중하다. 현학적이지는 않은데, 생각의 꾸밈이 많아서 때로는 쉽게 읽히지 않는다. 그래서 아마도 책장의 무게가 더 무겁지 않았을까 한다.

    <하얼빈>은 '위인' 안중근의 일대기를 '기록'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것은 아니다. '인간' 안중근의 짧은 나날을 '주목'하는 것에 집중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하얼빈>은 안중근이 이토(히로부미)를 저격하기로 결심하고 난 뒤의 서사를 조명한다. 읽는 내내 전율이 넘쳤다.

    지금의 나보다 어린 안중근은 암울했던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해서 고뇌한다. 그러던 중 안중근은 하숙집에서 발견한 신문에서 이토가 대한제국을 까는(?) 발언과 일제의 세력을 과시하는 모습, 그리고 약한 모습의 순종을 사진으로 봤다. 이러한 일제의 야욕과 기만을 느낀 안중근은 삶의 방향을 정하고 이토가 방문하기로 한 하얼빈으로 향하고 생애 마지막 여정을 시작한다. 마지막인데 시작이라니.

    안중근은 당시 의병 활동을 함께했던 우덕순을 찾았고, 우덕순 역시 안중근의 강한 의지에 설득되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동행을 결정한다. 이 부분에서 나는 두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였다. 같은 적을 공유하는 두 인간의 의기투합은 정말 묵직한 인상을 남긴다. 제발 내 회사 조직에서 있었으면 하는 명료한 장면이었다. 실제는 아니지만. 

    나는 종교가 없다. 그래서 종교적인 부분은 최대한 절제를 하고 싶다. 안중근과 천주교 신부와의 교리 다툼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을 것이다. '도마'라는 안중근의 '호'도 사실은 천주교 '토마스'에서 왔음을. 

    스포를 하지 않더라고, <하얼빈>은 역사가 스포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역사가 곧 이 소설이다. 그래서 너무 마음이 아프고,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내가 만약 안중근이라면, 내가 만약 일제강점기를 살았다면, 내가 만약... 내가 만약... 이런 가정법은 과거로 나를 이끌지만, 현실의 나를 반추하게 한다. 그래서 나는 무엇으로 살아가는 사람인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이 작은 내면의 소리는 결국 책장 넘어가는 소리로 덮인다. 이러한 소리의 층계는 마지막 책장을 넘기고 나서야 화음이 된다. 각자가 살아온, 살아갈 형태에 따라 들려오는 울림도 다를 것이다.    

    <하얼빈>은 훌륭한 소설이다. 한 '인간'의 내면을 읽으려고 노력한 작가의 의지가 훌륭해서가 아니다. 그저 가장 빛날 수 있었던 시점의 한 '인간'이 '인간'으로 할 수 있었던 존엄을 발휘하였기에. 그래서 울림이 크다. 약 100년 이상이 지난 현재에도 우리는 안중근이라는 이름을 거역할 수가 없다.

    <하얼빈>은 재밌다. 역사가 스포지만, 김훈이라는 믿을만한 작가의 필력으로 읽어 볼 만하다. 지금 당신, 그러니까 생활인이 어떠한 환경에 구속되고 흔들리고 있다면, 주저 없이 <하얼빈>을 읽어 보기를 바란다.

    "총구를 고정시키는 일은 언제나 불가능했다. 총을 쥔 자가 살아 있는 인간이므로 총구는 늘 흔들렸다." 세상에 맨몸으로 맞선 한 청년의 망설임과 고뇌, 그리고 투신을 느껴보기에는 충분한 소설이다. 정말 10월은 독서의 계절이다.

    하... 주말의 시작인데, 나는 무엇을 하지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