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10. 26.

    by. 오구 대리

    오구대리의 독서생활, 오늘의 책은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이다. 

    이 에세이의 간단한 소개부터 읽는 동안 느낀 점 등을 끄적여보려 한다.

    "어둠이 빛의 부재라면, 여행은 일상의 부재다."라는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 지금부터 시작!

     

    <여행의 이유> 간단 소개

     

    "김영하 신작, 여행에 관한 아홉 가지 이야기"

    김영하 작가가 오래전부터 쓰고 싶었던 여행 이야기를 "모든 여행의 경험"을 바탕으로 완성해냈다. 여행에 관한 아홉 가지 산문을 모아 엮은 <여행의 이유>. 삶이 부과하는 문제가 까다로울수록 여행을 더 갈망해온 작가에게 여행은 어떤 의미인지, 왜 여행하는지, 오래 시간 여행하면서 경험하고 생각해온 이야기들을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부모의 임지를 따라 이동할 수밖에 없었던 어린 시절, 이주하는 일이 잦았다. 갑작스런 이주로 인해 겨우 사귄 친구들과의 이별을 반복하면서 자연스럽게 누군가와 오래 알고 지내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여행과 다른 이주를 반복하는 동안 작가는 여행기, 모험모설에 빠져들었고, 책의 시간과 함께 성장했다. 작가는 이렇듯 어린 시절에 관한 내밀한 이야기, 생애 첫 해외여행, 상하이 푸둥공항에서 강제 추방당했던 에피소드 등을 담담하게 들려준다.

    "여행이 내 인생이었고, 인생이 곧 여행이었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작가의 삶과 여행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아홉 가지의 매혹적인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에 수록된 작가의 말까지, 어느 글 하나 놓칠 수 없게 만드는 힘이 문장마다 깃들어 있다. 설령 우리가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도 않고, 원하던 것을 얻지 못하더라도 여행이란 것은 "자신과 세계에 대한 놀라운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 그런 마법적 순간을 경험하는 것"이란 사실을 일깨운다.

    - 출처 : 알라딘 에세이 MD 송진경(2019.04.19.)-

     

    여행의 이유
    에세이 <여행의 이유>

     

     

    여행이 내 인생이었고, 인생이 곧 여행이었다!

    여행의 감각을 일깨우는 소설가 김영하의 매혹적인 이야기 <여행의 이유>. 꽤 오래전부터 여행에 대해 쓰고 싶었던 저자가 처음 여행을 떠났던 순간부터 최근의 여행까지 자신의 모든 여행의 경험을 담아 써내려간 아홉 개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지나온 삶에서 글쓰기와 여행을 가장 많이, 열심히 해온 저자는 여행이 자신에게 무엇이었는지, 무엇이었기에 그렇게 꾸준히 다녔던 것인지, 인간들은 왜 여행을 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고, 여행의 이유를 찾아가며 그 답을 알아가고자 한다.

    2005년, 집필을 위한 중국 체류 계획을 세우고 중국으로 떠났으나 입국을 거부당하고 추방당했던 일화로 시작해 사람들이 여행을 하는 목적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지는 [추방과 멀리], 일상과 가족, 인간관계에서 오는 상처와 피로로부터 도망치듯 떠나는 여행에 관해 다른 [상처를 몽땅 흡수한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 즐겁고 유쾌하게만 보이는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에 출연하면서 하게 된 독특한 여행에 대한 글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여행] 등의 이야기를 통해 매 순간 여행을 소망하는 여행자의 삶, 여행의 의미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게 된다.

    여행지에서 겪은 경험을 풀어낸 여행담이기보다는, 여행을 중심으로 인간과 글쓰기, 타자와 삶의 의미로 주제가 확장되어가는 사유의 여행에 가까운 책이다.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불안, 우리의 현재를 위협하는 이 어두운 두 그림자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여행을 좋아한다고 고백하고,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로부터 끌어내 현재로 데려다 놓는 여행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는 등 누구나 한 번쯤은 떠올렸을 법한, 그러나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채 남겨두었던 상념의 자락들을 꺼내 특유의 (인)문학적 사유로 풀어낸 저자의 글을 여행의 감각을 일깨워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 출처 : 교보문고 출판사 홍보글 - 

     

    여행의 이유
    에세이 <여행의 이유>

     

     

    김영하 작가 소개

     

    1968년 강원도 화천에서 태어나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여러 지역을 옮겨 다니며 성장했다. 잠실의 신천중학교와 잠실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취득했다. 한 번도 자신이 작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1990년대 초에 PC통신 하이텔에 올린 짤막한 콩트들이 뜨거운 반응을 얻는 것을 보고 자신의 작가적 재능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서울에서 아내와 함께 살며 여행, 요리, 그림 그리기와 정원 일을 좋아한다.

    1995년 계간 [리뷰]에 <거울에 대한 명상>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너의 목소리가 들려>, <퀴즈쇼>. <빛의 제국>, <검은 꽃>, <아랑은 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소설집 <오직 두 사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오빠가 돌아왔다>,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호출>, 여행에 관한 산문 <여행의 이유>와 <오래 준비해온 대답>을 냈고, 산문집 삼부작 <보다>, <말하다>, <읽다>와 <랄랄라 하우스> 등이 있다.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번역했다. 문학동네작가상,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만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김유정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들은 현재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이탈리아, 네덜란드, 터키 등 해외 각국에서 활발하게 번역 출간되고 있다.

     

    여행의 이유
    에세이 <여행의 이유>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 리뷰

     

    <여행의 이유>의 첫 문장은 "2005년 12월 어느 날. 나는 상하이 푸둥공항 티켓 카운터에서 서울로 가는 편도 항공권을 사고 있었다."이다. 나는 서점에서 인문학이나 소설책이 아닌 에세이를 살 때는 항상 첫 문장을 읽는 버릇이 있다. 이 에세이와 나와의 첫 만남, 첫 느낌을 교감을 하는 의식 같은 것이다.

    나는 첫 문장을 보고, 김영하 작가의 여행담이 주 내용인 줄 알았다. 심지어 책 표지에는 "어둠이 빛의 부재라면, 여행은 일상의 부재다."라고 멋진 문구가 적혀 있지 않은가. 이 에세이집을 안 살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여행의 이유>는 여행의 경험을 풀어놓은 것이 아니라, '여행'이라는 키워드로 써내려 간 철학과 사유가 담긴 책이다. 그래서 김영하 작가는 스스로 이 책을 쓰는 데 본인 모든 여행의 경험이 필요했다고 강하게 말한다.

    <여행의 이유>는 김영하 작가의 첫 여행부터 최근 여행까지 오랜 시간 동안 간직했던 사유를 아홉 개의 이야기로 만들어 낸 에세이집이다. 그는 특유의 가독력 있는 필체로 읽는 이로 하여금 눈이 좌우로 빨리 움직이게 만든다.

    그러나, 빠르게 움직이는 눈과는 달리 우리의 뇌, 생각은 활자 속에 머물러 있다.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지도 모르는 일, 아직 정리하지 못한 잡생각, 그저 시간과 시간 사이에 머물러 있던 인연,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님에도 계속해서 이어질 수 없었던 관계들을 계속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거기에 멈추지 않고 생기와 활력을 불러 넣는다. 그리고 우리를 '현재'라는 여행을 떠날 수 있게 하는 매혹적인 마법을 부린다.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좋아하는 작가의 에세이집을 샀다가 잃어버린, 아니 잊어버린 깊숙한 기억들을 수면 위로 올리게 되었다. 김영하 작가도 고민했듯이 독자에게 '여행은 나에게 무엇인지, 무엇이기에 그렇게 꾸준히 다녔는지, 인간은 왜 여행을 하는지' 같은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하도록 한다.

    이 책의 첫 번째 글 [추방과 멀미]가 참 좋았다. 2005년 당시 김영하 작가가 집필을 위해 중국으로 떠났으나, 입국을 거부당하고 추방당했던 일화이다. 그러면서 <동방견문록>,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 가지 플롯>, <길가메시 서사시>를 중간에 언급하고, 영화 <스탠바이미>, <스타트렉>의 플롯까지 인용하면서 여행기란 무엇인지 재치 있게 풀어낸다.

    여행을 통해 뭔가 소중한 것을 얻어 돌아와야 한다는 관념을 버리고, "기대와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대신 생각하지도 않던 어떤 것을 얻고, 그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한참의 세월이 지나 오래전에 겪은 멀미의 기억과 파장을 떠올리고,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는 것. 생각해보면 나에게 여행은 언제나 그런 것이었다."라는 결론을 내린다.  

    두 번째 글 [상처를 몽땅 흡수한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는 영화 대본을 써 본 경험과 호텔에서 머문 경험을 종횡하면서 잠깐 머문 호텔에서 '슬픔을 몽땅 흡수한 것처럼 보이는 물건'들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로워졌다는 이야기가 그 내용이다.

    그러면서 일상과 인간관계에서 오는 상처와 피로로부터 도망치듯 떠나는 여행에 관해서 다룬다. 김영하 작가의 말처럼 오래 살아온 집안 벽지의 얼룩처럼 마음의 상처는 쉽게 치유되거나 지워지지는 않지만, 여행은 불현듯 그에 맞설 힘을 부여해주기도 한다.

    물론, 나머지 일곱 개의 글도 너무나 좋다. 한 페이지씩 사유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대입하면서 읽다는 것은 이 계절과 같이 행복하고 충만하다. 때론, 쓸쓸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를 강력 추천한다.

    <여행의 이유>는 결국 여행이 우리의 인생이고, 우리 인생이 곧 여행임을 일깨워준다. 우리는 모두 여행자이고, 여행지에서 뿐만 아니라, '지금, 여기'의 삶도 정말 소중하다는 사실을 또 한번 상기시켜준다.

    마지막으로,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부분을 언급하고 이 포스팅을 마치고자 한다.

    자기 의지를 가지고 낯선 곳에 도착해 몸의 온갖 감각을 열어 그것을 느끼는 경험, 한 번이라도 그것을 경험한 이들에게는 일상이 아닌 여행이 인생의 원점이 된다. 일상으로 돌아올 때가 아니라 여행을 시작할 때 마음이 더 편해지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나와 같은 부류의 인간일 것이다. 이번 생은 떠돌면서 살 운명이라는 것. 귀환의 원점 같은 것은 없다는 것. 이제는 그걸 받아들이기로 한다.

    - 아홉 번째 글 [여행으로 돌아가다] 中 -
    풀리지 않는 난제들로부터 도망치고 싶을 때, 소란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홀로 고요하고 싶을 때, 예기치 못한 마주침과 깨달음이 절실하게 느껴질 때, 그리하여 매 순간, 우리는 여행을 소망한다.

     

    여행의 이유
    에세이 <여행의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