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완전한 행복 리뷰, 정유정 작가 - 우리는 타인의 행복에도 책임이 있다.

오구대리의 독서생활, 오늘의 책은 정유정 작가의 장편소설 <완전한 행복>이다.

이 장편소설의 간단 소개부터 스포일러를 포함한 줄거리 및 리뷰가 그 내용이다.

우리는 타인의 행복에도 책임이 있다고 말하는 정유정 작가의 <완전한 행복>. 지금부터 시작!

 

장편소설 <완전한 행복> 간단 소개

 

"정유정의 스릴러를 읽는 여름밤"

지유의 엄마는 오리 먹이를 잘 만든다. 오리 먹이는 돼지고기를 갈아 만든다. 친구들은 '고기를 먹는 오리'라는 지유의 말을 잘 믿어주지 않지만, 지유는 자세히 해명할 수가 없다. 되강오리와 반달늪에 관한 이야기라면 비밀을 지켜야 한다. '엄마는 규칙을 정하는 사람. '비밀을 지키지 않으면 '고아가 되는 벌(31쪽)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은호와 유나는 러시아 여행에서 만났다. 바이칼 호수에 홀로 선 유나는 자꾸만 궁금해지는 여자다. 각자 아이가 한 명 있었고 이혼 경력은 한 번 있는 은호와 유나, 결혼 후 은호는 자꾸만 유나의 결정대로 행동하는 스스로를 발견한다. 이혼은 '완전함'에서 벗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이혼하는 걸 원하진 않는 은호. 유나는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여자라고, 은호는 유나를 감지한다.

인터넷 게시판에서 간단한 사회실험 선택지를 받은 적이 있다. 눈앞의 버튼을 누르면 내가 10억을(금액은 얼마가 됐든 좋다) 받을 수 있고, 이 지구상의 내가 모르는, 누군가는 반드시 사망한다면 우리는 그 버튼을 누를 수 있을까. 어떤 사람에게 '10억'이 <완전한 행복>의 충분조건이라면. 유나는 행복은 덧셈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이다. "행복은 뺄셈이야.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거."(112쪽)라고 말하는 그녀의 얼굴은 이야기를 읽는 내내 영화처럼 선명해진다. (소설을 읽는 동안 영화 <콜> 전종서의 광기 어린 연기가 떠오르기도 했다.) 500쪽이 넘는 묵직한 이야기. 꼭 맞는 옷을 입고 독자를 찾은 정유정의 2021년 최신작. '우리는 타인의 행복에도 책임이 있다'는 작가의 말을 함께 기억하게 된다. <7년의 밤>에서 <종의 기원>까지 악의 3부작을 넘어, 시작되는 정유정의 '욕망 3부작' 그 첫번째 이야기가 찾아왔다.

- 출처 : 알라딘 소설 MD 김효선 (2021.06.11) -

 

장편소설 <완전한 행복>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 《내 심장을 쏴라》 《7년의 밤》 《28》 《종의 기원》 《진이, 지니》.

발표하는 작품마다 독자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으며 한국문학의 대체불가한 작가로 자리매김한 정유정의 신작. 500여 쪽을 꽉 채운 압도적인 서사와 적재적소를 타격하는 속도감 있는 문장, 치밀하고 정교하게 쌓아올린 플롯과 독자의 눈에 작열하는 생생한 묘사로 정유정만의 스타일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한편, 더 완숙해진 서스펜스와 인간의 심연에 대한 밀도 높은 질문으로 가득 찬 수작이다.

《완전한 행복》은 버스도 다니지 않는 버려진 시골집에서 늪에 사는 오리들을 먹이기 위해 오리 먹이를 만드는 한 여자의 뒷모습에서 시작된다. 그녀와 딸, 그리고 그 집을 찾은 한 남자의 얼굴을 비춘다. 얼굴을 맞대고 웃고 있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서로 다른 행복은 서서히 불협화음을 만들어낸다. 이 기묘한 불협화음은 늪에서 들려오는 괴기한 오리 소리와 공명하며 불안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그들은 각자 행복을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노력할수록 더 깊이 빠져드는 늪처럼, 그림자는 점점 더 깊은 어둠으로 가족을 이끈다.

- 출처 : 알라딘, 교보문고, yes24 등 출판사 홍보글 -

 

장편소설 <완전한 행복>

 

 

정유정 작가 소개

장편소설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로 제1회 세계청소년문학상을, 《내 심장을 쏴라》로 제5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7년의 밤》 《28》 《종의 기원》은 주요 언론과 서점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며 큰 화제를 모았고, 영미권의 펭귄북스·리틀브라운을 비롯해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일본, 브라질 등 해외 20여 개국의 출판사에서 번역 출판되면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에세이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 《정유정, 이야기를 이야기하다》가 있다. 《진이, 지니》 《완전한 행복》을 출간했다.

 

장편소설 <완전한 행복>

 

정유정의 장편소설 <완전한 행복> 리뷰

 

올해 여름은 유독 무더웠다. 아마 작년에도 이렇게 말했던 거 같다. 당시 더위를 함께 했던 소설이 있다. '압도적 서사 위 정교하고 서늘한 공포'로 돌아온 정유정 작가의 <완전한 행복>이다. 지금 와서 왜 이 소설을 리뷰하냐면, 독서의 계절을 맞아서 직장동료들이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해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추천하는 한국소설 2권이 있다. 천명관 작가의 <고래>와 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이다. 이 책들에 대해서도 리뷰할 예정이다.

그중에서도 정유정 작가의 최신작인 <완전한 행복>은 재미와 의미를 다 잡은 장편소설이다. 520페이지 정도 되는 분량은 단지 무거울 뿐,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어차피 책장을 펴는 순간,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완전한 행복>은 '신유나'와 그녀의 딸인 '지유'가 반달 늪이 있는 작은 마을에서 오리 먹이를 만드는 묘사로 시작한다. 유나는 초등학교 입학 전에 엄마의 건강 문제로 외할머니 집에서 2년간 살게 된다. 시골이었던 외할머니 집 부근에는 초등학교가 없어서 언니인 '신재인'보다 유나가 가는 것이 좋은 판단이었을 것이다. 교사 출신인 외할머니는 유나를 다소 엄격하게 양육한다. 어렸던 유나는 그 과정에서 언니 재인에 대한 적개심과 증오심을 키우게 된다. 뒤틀린 자아와 성격의 시작이었을까.

그 후 유나는 다시 가족에게 돌아오게 되지만, 재인과는 대학교 진학 이후 각자 생활을 하면서 연락두절 상태로 지낸다. 유나는 재인의 친구인 '서준영'과 결혼을 하고, 딸 지유를 얻게 되었다. 하지만, 준영은 감당하기 힘들었던 유나의 성격으로 인해서 이혼 소송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유나는 지유에 대한 친권을 얻고자 준영에게 추접한 누명을 씌운다.

유나는 그 후 교사인 '차은호'와 사랑에 빠진다. 은호는 전 처의 외도로 이혼을 하고, 아들 노아를 키우던 중 유나를 만난다. 새로운 가족을 구성하고 싶었던 유나는 지유의 친권을 얻어 현재 남편 은호와 함께 하고 싶지만, 전 남편 준영의 반발은 만만하지 않다. 결국 유나는 시골 별장으로 준영을 데려가 죽인다. 그리고 시골 별장 뒤 늪에 사는 오리의 밥으로 던진다.

한편, 유나는 은호의 아들 노아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결국 은호에게 수면제를 먹인 후 노아를 질식사하게 만든다. 준영의 여동생 '서민영'은 실종된 오빠 준영을 찾아 나서고, 그 과정에서 재인도 준영의 실종에 의문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울러, 은호도 노아의 죽음에 유나가 개입되어 있음을 서서히 알게 된다.

이들은 실종된 준영을 찾는 중 유나의 대학교 때 남자친구 2명이 모두 의문사 했고, 같은 방법으로 유나의 아버지도 죽은 사실을 알게 된다. 결국, 유나는 재인과 은호까지 죽이려고 하지만, 결국 스스로 늪에 빠져 죽는다.

 

 

지금까지가 <완전한 행복>의 줄거리이다. 어떤 '한 사건'이 떠오른다. 이른바, '고유정 사건'이라고 불리는. 이 소설을 읽은 모든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 사건을 연상하게 되고, 알 수 없는 공포와 두려움을 동력으로 삼아 완독 하게 된다. <완전한 행복>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는 대명제를 바닥에 깔고 시작한다. 이러한 한 인간의 행복이 타인의 행복과 마찰되는 순간이나 행복을 위해 타인의 삶을 송두리째 쥐고 흔들 때 발현되는 '악'을 정유정 작가는 선명하게 그려낸다. 일명 '악의 3부작'이라고 불리는 정유정 작가의 소설 연장선이자 결승점에 <완전한 행복>이 위치하고 있다.

그러면서, "행복은 덧셈이 아니야. 행복 뺄셈이야."라고 말한다. 신유나가 자신의 행복, 완전한 행복을 위해서 누군가를 그녀의 삶에서 하나씩 제거(뺄셈)하는 모습에서 현기증을 느낀다. 그러면서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거."라고 선언한다.

'완전한' 행복은 '완벽한' 행복과 다르다. 전자는 'complete'의 개념이라면, 후자는 'perfect'의 개념이다. 전자가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상태라면, 후자는 더 이상 더 할 것이 없는 상태이다. 이 소설의 제목 <완전한 행복>은 그래서 더 서늘하고 날카롭다. 우리의 불편한 부분을 찌른다. 신유나의 더 무해하고 무결한 행복의 추구에 구역질이 난다. 그리고 주변에 이러한 인물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기시감이 우리를 두렵게 만든다.

정유정 작가는 인터뷰를 통해서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 자기애와 자존감, 행복에 대한 강박증이 생겼다고 말한다. 다만, 온 세상이 '너는 특별한 존재'라고 외치고 있다는 점에서 이상하다고 한다. 한 개인이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점에서 고유성을 존중받아야 하지만, 그와 함께 누구도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도 인정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타인의 행복에도 책임이 있다.'라고 말한다. <완전한 행복>을 읽다 보면, 정유작 작가의 말에 자연스럽게 동의하게 된다. 이 소설의 문장과 내용은 그러한 힘을 가지고 있다.

<완전한 행복>은 주로 등장인물 3명(유나, 은호, 재인)의 시점을 교차하면서 서스펜스를 만든다. 이 소설도 무조건 읽어 보기를 바란다. 서늘한 공포와 인간의 내면에 도사린 어두운 심연을 읽어내는 추리소설로는 완벽하다. 아니 완전하다. <완전한 행복>의 서사는 압도적이다. 출근의 압박을 견뎌가며 밤새 읽었던 지난 기억이 선명하다.

이 블로그 글을 쓰면서 <완전한 행복>의 첫장을 다시 펴봤다. 첫 문장을 읽었다.

"엄마는 오리 먹이를 잘 만든다." 하... 오리 먹이.

내일 출근인데, 오늘 밤 잠자기는 틀린 거 같다.

 

정유정 작가의 소설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