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9. 28.

    by. 오구 대리

    오구대리의 영화생활, 오늘의 영화는 <스타이즈본>이다.

    이 영화의 주요 정보, 예고편을 포함한 리뷰가 그 내용이다.

    사랑과 성공 그리고 이별의 노래. <스타이즈본>. 지금부터 시작!

     

    스타이즈본
    출처 : 다음 영화 <스타이즈본> 영상/포토

     

     

    <스타이즈본> 주요 정보

     

    노래에 놀라운 재능을 가졌지만 외모에는 자신이 없는 무명가수 앨리(레이디 가가)는 공연을 하던 바에서 우연히 톱스타 잭슨 메인(브래들리 쿠퍼)을 만나게 된다. 자신의 모든 것을 사랑해주는 잭슨의 도움으로 앨리는 자기 안의 열정을 폭발시키며 최고의 스타로 거듭나지만, 잭슨은 어린 시절의 상처와 예술가적 고뇌 속에서 점점 무너져가는데...

    - 출처 : 다음 영화 <스타이즈본> 주요 정보

    스타이즈본
    출처 : 다음 영화 <스타이즈본> 영상/포토

     

     

    <스타이즈본> 감성 예고편

     

    - 출처 : 다음 영화 <스타이즈본> 영상/포토

     

     

    <스타이즈본> 오구 대리의 어렴풋한 줄평

     

    꿈이라는 문 // 문이라는 길 // 길이라는 삶 // 삶이라는 꿈

     

    한 영화평론가의 책을 읽다가 발견한 문장이다.

    "꿈이라는 문 // 문이라는 길 // 길이라는 삶 // 삶이라는 꿈"

    아마 어느 영화의 한줄평으로 기억된다. <스타이즈본>을 보고 나서 이 문장이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스타이즈본>은 지금까지 등장한 4번째 <스타탄생>이다. 즉 3번째 리메이크 작품이다.

    월리엄 웰먼이라는 감독이 1937년에 만든 <스타탄생>이 최초의 작품이다. 내가 알기로는 헐리우드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비욘세와의 협업을 고려했는데, 아쉽게 무산되었다.

    감독이자 주연배우인 브래들리 쿠퍼의 영화 타이틀은 한국에서 <스타탄생>이 아니라 <스타이즈본>이라는 것도 나름 의미심장하다. 아마 오리지널의 느낌을 가져가면서 새로운 무엇인가를 더하고 싶었던 것 아니었을까.

    줄거리는 너무 전형적이다. 연예계의 정점에 있는 가수가, 아니 이제 정점에서 내려올 일만 남은 가수가 재능은 있지만 평범한 여자를 만나서 그녀를 스타로 만든다는 뻔한 내용이다. 그리고 그들의 사랑, 성공, 이별, 몰락의 이야기.

    그래서 아마도 영화평론가의 문장이 떠올랐던 것은 아닐까.

     

    스타이즈본
    출처 : 다음 영화 <스타이즈본> 영상/포토

     

    음악이란 12개의 음계를 자기 스타일에 맞춰 만드는 거야. 그리고 난 당신의 음악이 좋아.

     

    <스타이즈본>은 음악영화다. 몇 번의 리메이크가 있었고, 영화사에서 수천번 반복되는 스토리임에도 질지 않는 노래처럼 클래식한 매력이 있다. OST는 정말 환상적이다. 더 적확한 표현을 찾고 싶지만, 환상적이다.

    사실 가수의 재능이라는 것은 추상적이고 모호하지만, 그 또는 그녀의 노래는 구체적이고 선명하다. 그 결과 관객이 몰입하게끔 만드는 묘한 설득력을 지닌 <스타이즈본>.

    잭슨 메인이 공연 후 찾아간 술집에서 앨리는 샹송(장밋빛 인생으로 해석되는)을 불렀고, 둘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서로에게 호감을 느낀다. 그리고 잭슨의 초청으로 앨리가 잭슨의 무대에서 함께 노래를 부른다.

    앨리는 아니, 레이디 가가는 본인의 능력으로 관객을 설득시킨다. 무척 뛰어난 아티스트의 압도적인 퍼포먼스는 이 영화를 본 누구에게 물어도 압도적인 장점이다. 레이디 가가의 전율을 일으키는 노래와 그 퍼포먼스 중의 자신감 넘치는 표정은 숨길 수가 없다.

     

    스타이즈본
    출처 : 다음 영화 <스타이즈본> 영상/포토

     

    해가지고 밴드 연주가 멈추면, 이 모습 그대로 우릴 기억할 거야.

     

    그래서일까. 앨리 그러니까, 레이디 가가의 아티스트적 성장 스토리가 전혀 소개되지 않은 가운데 처음부터 가히 압도적이고 환상적인 퍼포먼스라니. 관객은 당연히 레이디 가가 아니, 앨리의 성공을 확신하게 되고 영화에서 진부적으로 등장하는 장치들, 예를 들어 어떤 부침, 끝없는 슬럼프, 아티스트와 관계자들의 갈등, 사회적 장애물 등이 있긴 있어도 너무 루즈하다.

    이러한 루즈함과 갈등, 위기, 부침 등의 부재로부터 주연배우들의 존재를 드러나게 하는 것이 편집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템포가 빠르다. 앨리의 모습에 집중하고, 그녀의 노래를 보여주며, 한 물줄기로 몰아간다.

    한편, <스타이즈본>의 중반 지점부터는 관객은 자연스럽게 알아차린다. 잭슨은 앨리에게 방해가 되기 시작한다는 것을. 잭슨은 앨리의 결핍을 채울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을. 그리고 이 모든 것으로 인한 잭슨의 상실감.

    하지만, 앨리가 우상향 하며 도약하는 모습을 보고 느낄 잭슨의 상실감, 허망함, 박탈감에 대한 표현이나 묘사도 다소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남자가 여자를 자기 소유물로 규정하고 몰락에서 부리는 추태 같은 클리셰도 없다. 그래서 잭슨의 몰락이 아프다.

    결정적으로 앨리가 한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게 되고, 사랑하는 앨리를 위해서 한 잭슨의 어떤 행동은 치명적인 실수를 만든다. 너무 과도한 설정은 아니었을까. 잭슨의 입장에서 말이다.

    그래서 잭슨의 죽음은 너무 허무하다. 잭슨은 <스타이즈본> 초반에는 매력적이고, 퇴폐미가 느껴진다. 하지만, 그 점이 그를 위태롭게 보이게끔 한다. 술과 마약에 취해 있는 모습, 휘청거리는 모습에서 결국 그는 추락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술과 마약, 그리고 음악과 앨리에 취해 있는 잭슨의 세계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영화 내내 잭슨은 우하향하는 그래프의 피뢰침에 서 있지만, 여전히 잭슨은 앨리를 사랑한다. 나는 잭슨이 사실 자살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그의 선택이 설득이 안 가고 안타깝다.

    그의 선택을 납득시키려면 잭슨의 심리를, 흔들림을 조금 더 묘사했어야 했다.

     

    Can I touch your nose?

     

    반면, 앨리의 여성상은 너무 좋았다. 앨리를 신데렐라처럼, 마치 나약한 여성으로 설정해서 잭슨이나 또는 매니지먼트 시스템에 의존하게 만드는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유독 노래 씬에서 나오는 앨리, 그러니까 레이디 가가의 클로즈업은 당당함, 패기, 자신감이라는 단어가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 그래서 앨리의 코는 콤플렉스가 아니라 어필이라는 것.

    <스타이즈본>의 마지막 부분. 한 행사에서 앨리는 본인은 '미세스 메인' 이라고 칭한다. 본인 이름을 두고... 잠시 지나가는 장면이지만, 정말 많은 것을 내포한 대사인 것 같다. 그리고 앨리는 'I'll never love again'을 열창한다.

     

     

    <스타이즈본> 끝맺음

     

    함께 본 지인 김대리 엔딩에서 눈물을 흘렸다. 굳이 이유는 묻지 않았다. 김대리는 종종 <스타이즈본> OST를 부른다.

    브래들리 쿠퍼는 배우이자 감독인데도 불구하고, 본인보다는 레이디 가가를 드러내는데 집중했다. 한국에 국한해서 이선균 배우처럼. 본인의 연기를 하고 있음에도 상대방을 빛나게끔 하는 묘한 연기톤이 있는 거 같다.

     

    스타이즈본
    출처 : 다음 영화 <스타이즈본> 영상/포토


    이 영화는 음악영화이다. 듣는 영화, 보는 라디오. 사랑과 성공 그리고 이별의 노래 <스타이즈본>.

    처음으로 돌아와서 이 영화의 타이틀이 <The star is born>이 아니라, <A star is born>이라는 사실을 곱씹어본다.